금빛물살 가른 韓수영 황금세대…"다음은 파리올림픽"

입력 2024-02-19 18:31   수정 2024-02-20 00:18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 황선우(20), 김우민(22) 등이 이끄는 2000년대생 ‘황금세대’가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며 한국 수영의 미래를 환하게 밝혔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최종 8위에 올랐다. 한국이 올림픽 정규 규격인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톱10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 순위는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동메달을 따낸 2007년 멜버른 대회의 13위(금 1개, 동 1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황금세대를 앞세워 역대 최다인 5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하며 한국에 13년 만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선사했고,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빛 역영을 펼쳤다.

남자계영 800m 은메달도 이번 대회의 쾌거다. 김우민과 황선우, 이호준(23), 양재훈(25), 이유연(23)은 7분01초94로 중국에 단 0.1초 뒤진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메달이다.

경영 외의 종목에서도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19년 광주에서 한국 다이빙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된 김수지(25)는 여자 3m 스프링보드,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 각각 동메달을 추가했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귀한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도 많았다. 남자 3m 스프링보드 이재경(24)과 우하람(25), 남자 10m 플랫폼 신정휘(22), 여자 10m 플랫폼 김나현(20)이 이번 대회를 통해 파리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 이리영(23)과 허윤서(18)도 파리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한국 수영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많다. 선수 대부분이 20대 초반으로, 앞으로 경험을 쌓아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황선우는 2021년 18세의 나이로 출전했던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로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세워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페이스 조절 실패로 1분45초26으로 7위에 그쳤지만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이번에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도쿄올림픽에서 개인전 출전 자격이 없었던 김우민은 2년6개월 만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황금세대는 오는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자유형 강국 호주가 출전하지 않았고, 영국과 미국은 2진급 선수단이 나선 만큼 올림픽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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